90년대 최고의 스타, 김성재는 왜 갑자기 죽었을까?
모든 게 완벽했던 그날 밤, 그는 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되었는가
1995년 11월 20일, 가요계를 뒤흔드는 충격적인 소식이 뉴스에 등장한다.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별관 객실에서 가수 김성재 씨가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단 하루 전, SBS <TV가요20>에서 솔로 데뷔 무대를 선보이며 전성기를 예고했던 김성재.
그는 단 한순간에, 수많은 팬들의 기억 속 전설이 되고 말았다.
완벽한 데뷔 무대, 그리고 싸늘한 시신
그날은 누구보다 찬란한 날이었다. 그룹 듀스 해체 후 홀로서기에 나선 김성재는 화려한 안무와 파워풀한 무대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팬들은 환호했고, 언론은 “차세대 솔로 대세”라며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하루 뒤, 그는 호텔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심지어 그의 오른팔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있었다.
검출된 약물은 무려 ‘졸레틸’. 이것은 사람이 아닌 동물, 특히 대형동물을 마취시킬 때 사용하는 강력한 마취제였다. 그리고 김성재는 오른손잡이였다. 그런데 오른팔에 어떻게 주사를 놓았을까?
피의자로 떠오른 ‘여자친구’
곧바로 언론은 김성재의 ‘여자친구’를 조명한다. 당시 25세 대학생이던 그녀는 김성재와 사귀고 있었으며, 사건 전부터 졸레틸을 구매한 흔적이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 경찰은 그녀를 살인 혐의로 긴급 구속한다.
1심 재판에서는 무기징역 선고. 하지만 2심에선 정반대의 결과. 무죄.
그리고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된다.
"도대체 왜?"
"어떻게 무기징역에서 무죄로 뒤집어질 수 있었지?"
초동수사, 치명적 실수들
이 사건은 사실상 처음부터 ‘실패한 수사’였다.
사망 당일 호텔에서 함께 있던 미국인 무용수 2명이 아무런 조사 없이 다음날 출국해버렸고, 복도 CCTV는 이미 덮어쓰기 되어 사라졌다. 현장에 있었을지도 모를 주사기와 이불 등도 수거되지 않았다. 경찰은 처음부터 김성재의 사망을 ‘심장마비’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후 국과수가 마취제를 검출하면서야 부랴부랴 수사가 시작되었지만, 이미 결정적인 증거들은 사라진 후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왜 방송되지 못했나?
2019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김성재 사망 사건을 다룬 방송을 예고한다.
하지만… 당일 방송은 돌연 취소된다.
이유는? 전 여자친구가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진실은 왜 가려져야 하나?"
"무죄가 진실을 덮는 방패가 되어도 되나?"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고, 2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방송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방송은 세상에 공개되지 못한 채 묻혀있다.
방송 불가, 그리고 미제로 남은 진실
2003년 MBC 실화극장 <죄와 벌>, 2017년 KBS Joy <차트를 달리는 남자>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김성재의 죽음을 조명했지만, 가장 큰 반향을 불러온 건 2019년 <그것이 알고싶다>였습니다.
해당 방송은 방영을 앞두고 김성재의 전 여자친구가 방송금지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방송은 무산됩니다. SBS는 해당 시간대에 드라마 <닥터탐정> 재방송으로 편성했으며, 많은 시청자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성재의 친동생 김성욱은 "뭐가 그리 켕기실까?"라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분노를 드러냈고, 국민청원까지 개시되면서 이틀 만에 5만 명, 한 달 만에 20만 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방송 제작진은 “5개월간의 자료조사와 취재를 통해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발견했지만, 공익적 목적의 방송이 검증조차 받지 못하고 원천 차단된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미제 사건으로 남은 청춘의 마지막
그 후로도 여러 번 김성재 사건은 방송을 시도했지만, 법적 제약으로 불방이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2019년 12월, 다시 방영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무산되었고, 제작진은 방송 시작부에 유감을 전하며 당시 현장을 정밀하게 재구성했던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진실은 아직, 그날 그 방 안에 머물러 있다
김성재는 사망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대성공이야! 내일 갈게. 김치가 너무 먹고 싶어…" 라고 말한 뒤, 눈을 감았다.
그가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엄마의 밥상'을 끝내 받지 못하고.
사건은 법적으로는 끝났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은 질문은 하나다.
“그날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혹시 이 글을 보는 당신도 그날의 진실이 궁금하다면,
김성재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검색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기억하자. 이건 단순한 미제사건이 아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정의와 진실의 이야기다.